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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수록 빠진다? 마이너스 칼로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에디터 Kim

1,494명이 읽었어요

2023.02.27 17:24:19

본 컨텐츠는 특정 제품의 효능·효과에 대한 정보가 아닙니다.


ㅣ마이너스 칼로리 다이어트

살을 빼려고 겨울에도 땀을 흘리며 계단을 오를 때, 일주일간 먹고 싶은 것을 참다가 결국 치킨을 시킬 때, 식사량을 급격히 줄여서 빠진 머리카락을 치울 때, 우리는 편안한 다이어트를 간절하게 상상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다이어트가 있습니다. 바로 마이너스 칼로리 다이어트입니다. 원어로는 네거티브 칼로리(negative calory) 푸드라고도 불리는 이 음식들에는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기적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ㅣ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의 과학적 근거

마이너스 칼로리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소모되는 칼로리가 음식 자체 칼로리보다 높으면 살이 빠진다는 이론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4kcal인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6kcal를 사용했다면 운동을 하지 않아도 2kcal만큼 살이 빠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놀라운 발상에 마이너스 칼로리는 국내외 수많은 매체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유행에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마이너스 칼로리에 믿을 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요? 


코벤트리 대학과 워릭 대학의 공동연구진이 샐러리가 정말 마이너스 칼로리 식품인지 실험했다고 합니다. 실험 참여자들은 열량이 53kcal인 326g의 생 샐러리와 같은 열량의 샐러리 스무디를 섭취했습니다. 12시간 동안 참여자들의 체내에서 소비된 열량을 확인하자, 생 샐러리를 먹었을 때에는 72kcal를, 샐러리 스무디를 먹었을 때에는 112kcal를 태웠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생 샐러리는 19kcal만큼, 샐러리 스무디는 59kcal만큼 마이너스 칼로리 효과를 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이 소모했다고 측정된 열량이 샐러리만을 소화하는 데 쓰인 것인지, 호흡이나 맥박 등의 기초대사량이나 다른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쓰인 것인지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실험을 소개한 매체가 양파를 귀에 넣으면 열이 내려가고, 바나나의 검은 껍질을 먹으면 면역이 올라간다는 가십성 기사를 보도한 영국의 데일리메일 신문이라는 점도 실험의 공신력을 떨어뜨립니다.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는 아직까지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물론 단백질의 경우 식품 속 칼로리의 10-20%를 대사에 소모하는 특수역원작용이 있죠. 고기를 섭취하면 30분 후 체열이 오르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결국 80-90%의 열량은 몸에 쌓이게 됩니다. 칼로리가 있는 어떠한 음식도 자체 열량보다 체내 열량을 더 많이 빼앗아 가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ㅣ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의 진실

마이너스 칼로리 열풍은 상업적으로 과장된 마케팅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사의 칼로리 버닝 음료 엔비가(Enviga)입니다. 2006년, 영국의 유력지 <더 가디언>에는 코카콜라사에서 마이너스 칼로리 음료 엔비가를 출시한단 기사가 실렸습니다. 엔비가는 탄산을 첨가한 녹차로, 카테킨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해 살이 빠지는 데 도움을 주는 음료입니다. 코카콜라사는 12oz짜리(355ml) 엔비가를 3잔 마시면 50~100kcal 정도를 태울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 음료를 두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의 첫걸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코카콜라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엔비가를 하루에 3잔 이상 마신다면 카페인 때문에 대사가 위험한 수준에 달할 수도 있다는 소견을 내렸습니다. 결국 엔비가 출시 후 2007년, 미국공익과학센터와 영양시민단체가 코카콜라와 네슬레를 고소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엔비가의 칼로리 버닝 효과를 과장했단 이유로 말이죠. 


샐러리와 같은 채소도 마이너스 칼로리가 되지 못합니다. 영양학자인 브리짓 맥케비스는 <더 가디언>에서 “샐러리가 저칼로리 식품인 것은 맞지만, 런닝머신을 뛰어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듯 적은 칼로리라도 태우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타임지에서는 마이너스 칼로리는 효과가 아주 적어서, 샐러리를 먹어서 살을 빼는 건 잔디가 자라는 걸 앉아서 보고 있는 것과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죠.


유일하게 건강을 해치지 않고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음식은 차가운 물입니다. 물은 g당 1도를 높이는데 0.0001kcal의 열량을 소모합니다. 가령 36도의 체온으로 0도의 얼음물을 1리터(1,000 cc) 마시게 될 경우 36kcal를 소모할 수 있죠. 하지만 이는 매우 미미한 수치로, 고작해야 밥을 한 숟가락 덜어내는 정도입니다. 


결론적으로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는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심지어 마이너스 칼로리 푸드만 먹을 경우 특정 영양소만 섭취하게 돼 영양 결핍이 생길 수도 있고, 다이어트에 대한 보상심리로 오히려 더 살이 찔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쉬운 다이어트라는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본 컨텐츠는 특정 제품의 효능·효과에 대한 정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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